아스라히 사라질 듯한 언덕
저 너머 골짜기에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음악이 들려왔다.

나는 무언가에 홀리듯 따라가고 있었고
그런 내 발걸음이 멈춘 그곳엔 전설처럼 그가 서 있었다.

그의 연주에 응답하듯
나는 어느 새
영겁의 시간동안 세상에게 잊혀져버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에 눈물이 반짝이고
나의 뺨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우리는
마주보며 밝게 웃고 있었다.

어느 덧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그 노래는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 노래 속에
그도 있고, 나도 있고
모든 세상이 녹아버렸다.

어느 덧 노래는 절정을 지나
마지막 서글픔을 토해내고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 처럼
긴 꼬리를 끌며 하늘로 올라갔다.

그 노래가 끝난 뒤
우리는
마치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던 사람처럼
각자의 길로 말없이 흩어져 걸어갔다.

그를 보냄으로 인해, 나는 그를 잃었고
나를 보냄으로 인해, 그는 나를 잃었다
우리를 보냄으로 인해, 세상은 노래를 잃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하늘 위에서 떠돌다
머물곳 없어 다시 돌아온 그 노래가
억겁의 시간동안 다시 그 골짜기를 휘감아 돌게 될 것을

그 노래는 주인이 떠났기에 자유를 얻었으나
동시에 또다시 세상에 잊혀진 노래가 될 것이다.

영겁의 세월이 다시 지나,
기적처럼 다시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잊혀진 그 노래를 다시 불러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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黑鳥 [흑조]  (0) 2019.08.21
Posted by 타임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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