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어느 방송국이든 공통적으로 보이는 단상이라 하면,

제작부서 PD들의 만성피로에 찌든 듯한 모습들일겁니다.

 

물론 안 피곤해 보이는 분들도 간혹 있지만,

오늘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이른 바, "피곤해보이는 PD"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눌까 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들 3명 중 2명은 정말로 피곤한 거고,

나머지 한 명은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기 싫은 겁니다.

 

꺼꾸정한 자세

턱밑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흐느적거리는 발걸음

간혹 내쉬는, 세상 다 산 듯한 한숨까지...

그럼에도 눈빛 하나만큼은, 형형히 살아서 반들거리는게 또한 신기합니다.

 

어찌되었건,

몇년 전에 인기리에 종영한 "프로듀사" 라는 드라마에서

김수현 배우가 연기한,

잘생기고 샤방샤방하면서도 어린 PD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존재하지 않죠.

 

어쨌든, 깔끔하고 멋있는 일부 분들을 제외하면...

 

위에서 말한 3명이 포함된 카테고리 안에서는,

결국 보이는 외형은 셋 다 피곤한 것이니까,

무슨 차이가 있겠냐 하시겠지만

의외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정말로 피곤한 두 명에 대한 이야기야...

보이는 외형 그대로, 시간에 쫒기고 업무에 쫒겨서

잘 시간 조차도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굳이 더 언급해서 무엇하겠습니까만은,

 

재밌는 건, 다른 한 명인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기 싫은 PD"가 상당히 재밌습니다.

 

보통은 굳이 안 피곤해도 되는

최소 경력 4~5년차 이상 급임에도, 

"PD란 말이야, 작품으로서 말하는 거야!" 라며

오로지 방송제작 이외에는 시간과 노력과 품을 들이는 걸 거부하는 부류죠.

 

까마득한 신입 PD들은

밥먹는 시간이 없어서 못 먹고,

씻는 시간이 없어서 못 씻고,

잘 시간이 없어서 못 잡니다만....

 

이 부류의 PD들은

밥먹는 시간이 아까워서 안 먹고,

씻는 시간이 아까워서 안 씻고,

잘 시간이 아까워서 안 잡니다.

 

힘든 연차가 다 지나갔음에도,

기존 생활 패턴을 버리지 않는 부류죠.

 

폐인 점수라는게 있다면,

아마도 신입 PD들보다는

'자발적 폐인'인, 이들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겁니다.

 

 

사실... 양심고백하자면...

저도 몇달 전까지 이 "자발적 폐인"의 범주에 들어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을

잘 안 먹고, 잘 안 씻고, 잘 안 잤죠.

 

결국, 폐인력이 높아져만 가서

들어오던 중매나 맞선이 뚝 끊기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래서,

잘 먹고, 잘 씻고, 잘 자는 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렇게 블로그도 시작한 것이고요.

 

.....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Posted by 타임테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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